2024.11.08(금) - 11.09(토)
바움아트스페이스 Baum Art Space
" 이 공간의 벽은 서로 만나지지 않는다. 무슨 말이지? 이 공간은 하나의 닫힌 도형이 안을 감싸는 구조가 아니다. 두 개의 닫힌 도형이 지하 1층과 지상 1층에 각각 걸쳐 있고, 그 사이로 하나의 공간이 둥둥 떠 있다. 벽이 두 개의 도형으로 각각 닫혀있는 바람에 사이 공간은 열려 있다. 공간이 흐른다고 표현해도 좋겠다. (이때 문은 벽이라고 생각했다.)
이는 벽을 따라 직접 움직여보지 않으면 잘 이해되지 않는다. 자고로 공간, 특히 건물 안 공간이라면 하나의 벽이 감싸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부터 형태를 갖추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는 출발한 곳에서 출발한 곳으로 무한히 돌아오는 수밖에 없다. 문을 열고 나가 다시 시작하거나 경유지를 거치지 않는 이상 반대편 벽으로 넘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충격!)
그 틈새로 사람들을 부른다. 닫힌 두 개의 도형 사이 공간 틈으로 모여들기. 이것은 공간이 가진 재미있는 물리적 특성 중 하나이다. 아마도 여기에는 이 발견 말고도 훨씬 더 미스테리하고, 신기한 의외의 것들로 가득할 것이다. 낯선 틈새에서 마음 붙일 곳이 있다면 그 자리에서 오래 수다를 떨어도 좋고, 하염없이 실을 엮어도 좋고, 장비들을 구경해도 좋겠다. 한번쯤 너도 나도 아닌 너와 나 사이 흐르는 틈새가 되어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여기는 공간이 흐르는 경유지. 머물고 싶은 만큼 머무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