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ht of Silence  |  이라
Jung Gyungsik
Jung Gyungsik
   <Light of Silence 침묵의 빛> 
   말도 없이 내 안에 들어온 이는 누구일까?
Miyuki Kido
Miyuki Kido
잠재된 것, 보이지 않는 것, 내부로부터 끓어오르는 것을 생각한다.
침묵 속에서도 일하는 것. 마치 우리의 정신처럼 조용히 뜨겁고 남몰래 부지런하다.
우리는 일상을 통제하려 한다. 통제할 수 있다고 여긴다. 그것이 오랜 시간 뇌를 잠식한 착각이라는 증거를 매일같이 마주하면서도.
우리 자신에게도 같은 일을 반복한다. 내부의 야만을 받아들이는 것 보다는 그것을 거세하는 고통을 감당하겠다는 듯이.
그러나 어느 순간 문득 나의 정신을 뚫고 태어나는 새로운 내가, 허물처럼 남겨진 나의 눈을 선명하게 마주하면 
그제서야 모두 부질없는 시도였음을 깨닫게 된다. 우리의 매일은 영원히 새롭고 영원히 위험하다. (Miyuki Kido)
Charity Malin
Charity Malin
너울거리는 시트의 한편으로 쏟아져 내린 무언가. 가만히 다가가 보면 작고 하얗게 빛나는 모래들.
굽어보는 순간 내면의 무게 중심도 잠시 기우뚱하는 것을 느낀다. 빛나는 입자들이 살며시 옮겨온다.
나는 내 안에서 미끄러지는 그들을 느낄 수 있다. 하얗고 빛나는 환희. 시트의 한쪽에 묵직하게 자리한 그들.
나는 어떠한 무게를, 중력을 느끼고 잠시 어지러워진다. 
침묵 속에서 휘청이는 방향들, 혈관을 타고 이동하는 입자들.
나는 그저 고요히 바라보고 있을 뿐인데 그 모든 역동이 내 안에 전이되는 것은 왜일까.
그들에 의해 나는 더 이상 고요하지 않다. 내 안에 흐르는 낯선 빛의 입자들. (
Charity Malin)
Wang lala
Wang lala
엮어지고 연결되는 순간들의 덧없음을 생각한다.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끝없이 이동하는 생의 항로. 힘껏 쌓아 올리고 단숨에 무너뜨리는 매일. 낯선 지면 위에 내가 남기는 궤적들.
대면하는 사람들과 입 맞추는 타인들. 닿는 곳 없는 언어들. 둥글게 꼬아지고 엮어지는, 아무런 방향성도 법칙도 없는 듯 보이는 발걸음들.
대상 없는 그리움과 매일 다른 사랑의 얼굴들. 헝클어진 에고와 그 사이에도 굴하지 않는 신념들. 투명하게 이어지는 욕망과 사색.
허공에 얼굴을 묻은 채 말 없이 스쳐가는 타인들. 나의 길 잃은 궤도. 그러면서도 침묵 속에 단단히 엮어지는 순간들. (Wang lala)
Jung Gyungsik
Jung Gyungsik
액자 안쪽의 세계는 어딘지 무심하게 느껴진다. 커다란 돌과 너머의 풍경 모두가 스스로 호흡하고 있다. 생각에 잠긴 채.
그들의 사유는 그들의 것이다. 커다란 돌은 그 자신의 사유로 빛나고 있다. 진화의 순간을 예감하는 듯 기쁨에 차 있다.
그는 나를 필요로 하지 않으면서도 온전히 초대하고 있다. 거친 종이의 가장자리가 열린 문이 되어 저 너머 세계의 사유를 내 안으로 받아들인다.
우리는 사물로서, 사건으로서 서로 연결되어 있다. 침묵 속에 아주 고요하게 관통하는 치명상. (
Jung Gyungsik)

2024년 11월
Wang lala
Wang lala
Wang lala
Wang lala
Charity Malin
Charity Malin
Jung Gyungsik
Jung Gyungs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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