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tterly | Uncovered | Undying | Universe 완전히 드러난 영원한 우주
2.
Undying
한수연 작가
손을 들어 시야에 들어온 풍경을 닦아내본다.
물감을 짓누르는 붓처럼 휘청이며 내저어진 사위. 뿜어내는 연기가 시야를 흐리듯 순식간에 흩어지는 결심들.
물감을 짓누르는 붓처럼 휘청이며 내저어진 사위. 뿜어내는 연기가 시야를 흐리듯 순식간에 흩어지는 결심들.

(왼쪽) <레뎀티오 1 Redemtio 1>, 한수연, 2024, 캔버스 위 유화, 97x130(cm) / (오른쪽) <레뎀티오 2 Redemtio 2>, 한수연, 2024, 캔버스 위 유화, 97x130(cm)
연기와 불길이 보여진다. 참아낼 수 없는 소음과 악취 한가운데 파괴되는 이미지들과 쳐든 고개가 꺾이며 비통해하는 영혼들.
춤과 아우성이 보여진다. 간절히 염원하는 움직임들. 작별인사를 하기 전 서로를 안타까이 여기며 겹겹이 포옹하는 친구들.
불러지는 이름들이 뒤섞인다. 눈 오는 겨울의 중앙역처럼 풍경은 으스러진다. 가엾게도.
춤과 아우성이 보여진다. 간절히 염원하는 움직임들. 작별인사를 하기 전 서로를 안타까이 여기며 겹겹이 포옹하는 친구들.
불러지는 이름들이 뒤섞인다. 눈 오는 겨울의 중앙역처럼 풍경은 으스러진다. 가엾게도.

<레뎀티오 3 Redemtio 3>, 한수연, 2024, 캔버스 위 유화, 65.6x100.5(cm)

<레뎀티오 3 Redemtio 3>, 한수연, 2024, 캔버스 위 유화, 65.6x100.5(cm)
우리는 멀리 볼 수가 없다. 심장 가운데 울부짖는 이름들이 너무나 가엾다.
우리는 멀리 볼 수가 없다. 그렇기에 당신에게 태워 올리는 제사를 기꺼이 치른다.
우리는 멀리 볼 수가 없다. 가녀린 운명이 저 멀리 보이는 하늘로 연결되어 있음을 그저 알 뿐.
소란 속에 그저 예감할 뿐.
우리는 멀리 볼 수가 없다. 그렇기에 당신에게 태워 올리는 제사를 기꺼이 치른다.
우리는 멀리 볼 수가 없다. 가녀린 운명이 저 멀리 보이는 하늘로 연결되어 있음을 그저 알 뿐.
소란 속에 그저 예감할 뿐.

<레뎀티오 2 Redemtio 2>, 한수연, 2024, 캔버스 위 유화, 97x130(cm)
우리는 그저 내던지듯 서로를 포옹한다. 뭉개지고 으깨지기를 소망하며.
각자의 슬픔도 기쁨도 고통도 환희도 뭉개져 하나가 되기를 바라며.
그렇게 우리가 함께 느끼고 함께 죽고 함께 구원받기를 갈구하며.
각자의 슬픔도 기쁨도 고통도 환희도 뭉개져 하나가 되기를 바라며.
그렇게 우리가 함께 느끼고 함께 죽고 함께 구원받기를 갈구하며.
2025.02.
이라 @ila_agam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