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erlaid | Observation | Ongoing | Orbit 겹쳐진 관찰이 나아가는 궤도

1.
Observation 
김헌시 작가​​​​​​​
소리가 만약 파동이 아니라 입자였다면 우리는 그리운 이들의 목소리를 좀더 오래 간직할 수 있었을까? 사랑하는 것들을 더 고이 그러모을 수 있었을까?
<백색소음의 초상 Portrait of White noise>, 김헌시, 2024, oil on mixed media, 64x130(cm), 가변설치
<백색소음의 초상 Portrait of White noise>, 김헌시, 2024, oil on mixed media, 64x130(cm), 가변설치
<백색소음의 초상 Portrait of White noise>, 김헌시, 2024, oil on mixed media, 64x130(cm), 가변설치
<백색소음의 초상 Portrait of White noise>, 김헌시, 2024, oil on mixed media, 64x130(cm), 가변설치
지나가는 파동을 사물로 남긴다. 애정하는 것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듯, 보고 들은 것으로부터 온마음을 다해 자유롭지 않아지기로 한다. 애정해야할 것들이 숙제처럼 늘어도 좋다. 소리는 소리의 근원지로 발걸음을 향하게 할 것이고, 만나지 못한 무수한 이야기가 무심히 거기 있다. 먼 훗날의 향수를 입자로 기록한다. 나보다 오래 남을 그리움이 여기 남는다.
<소리의 사물 Object of sound>, 김헌시, 2024, Pen and acrylic paint on handycoat, 33.5x22(cm) (4ea)
<소리의 사물 Object of sound>, 김헌시, 2024, Pen and acrylic paint on handycoat, 33.5x22(cm) (4ea)
<소리의 사물 Object of sound>, 김헌시, 2024, Pen and acrylic paint on handycoat, 33.5x22(cm) (4ea)
<소리의 사물 Object of sound>, 김헌시, 2024, Pen and acrylic paint on handycoat, 33.5x22(cm) (4ea)
사물화된 소리의 균형적 아름다움은 갈고 닦인 시간의 필연. 어느덧 이 익숙함이 지루해진다. 그렇다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지도 못하는 건 어찌할 수 없는 애정 때문일 것이다. 나의 행위가, 나의 이 오랜 친구가 무심결에 튀어나온 말을 듣기라도 할까 뭉갠 발음으로 ‘지루하다’ 중얼거린다. 
지루하고 고마운 나의 친구는 대답없이 튜닝되지 않은 악기 줄을 튕긴다. 그럼 못 이기는 척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놓고 싶던 것들을 다시 만지작만지작. 소리가 입자화된 듯 기억과 행동이 사람이 되어 옆에 섰다. 나와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까끌하고 모호한 표면 아래 단순하고 단단하게, 모은 시간만큼의 평안을 얻는다.

<창신동의 소리 Sound of Changshin dong>, 김헌시, 2024, oil on handycoat, 45.5x38(cm)

2025.02. 
김여준 @kimyo_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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